글쓰기10 엄마와 공차 어제는 웬일인지 공차가 땡겼다. 집에서 장장 15분 걸어서 또 15분 기다렸다. 사실 난 밀크티를 막 좋아하지는 않는다. 힘들게 공수해온 블랙 밀크티를 보고 있자니 내가 이걸 왜 샀을까..싶었다. 지난 설에 엄마랑 공차를 마신 기억이 떠올랐다. 기프티콘을 쓸 줄 모르겠으니 같이 가주면 음료 한잔 사주겠다는 달콤한 꼬임에 넘어갔었지. 어르신들은 그저 귀찮아서 배우지 않는 걸까, 배우려고 했으나 잘 안된 걸까 속으로 중얼거리며 엄마를 따라나섰다. 엄마는 힘들게 가져온 밀크티를 세 개의 컵으로 나누어 엄마 하나, 나 하나, 아빠 하나 챙겨주었다. 나는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거실바닥에 누워 홀짝홀짝 밀크티를 마셨다. 엄마는 나를 보며 ‘그러다가 소된다’, ‘역류성 식도염 걸리기 딱 좋겠다’는 조언을 잊지 않았다.. 2022. 3. 21. 월요일이 좋다 어느날부터 월요일이 좋다. 누가 들으면 미친 스폰지밥같은 소리하네라고 하겠지만 요즘 나는 반 미친 상태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 월요일이 왜 좋냐면.. 새로운 시작을 하는 기분이다. 리셋증후군 비스무리 한건데, 전 주에 내가 못했던 거, 아쉬웠던 거를 잊고 새로운 새출발을 할 수 있는 느낌이다. 주말동안 여러 요인들로 흐트러졌던 내 생활이 다시 건강하고 각잡히게 맞춰가서 좋다. 그런 멋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자신감도 생기고 자기애도 좀 생긴다. 그렇다.. 얘들처럼 노래부를만큼 좋은건 아니고 2022. 1. 27. 2021 21년의 마지막 날이 이제 9시간도 안남았따니ㅠㅠ 나이 더이상 먹기 싫다고오옥!!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니 아쉬운점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평타를 쳤다. 특히 막판에 한 해의 마무리가 잘 되었다. 원하던 학회에 합격했고, 학점도 5전공 치곤 골고루 잘 했다. 물론 내 기대치보단 낮지만 첫술에 배부를 순 없으니까. 남들 몇년동안 공부해야하는 걸 나는 1학기만에 끝내려고 했으니까 너무 욕심내지 않기로 했다. 앞으로 부족한 부분을 틈틈이 계속 채워나갈거다. 내년의 계획을 짰다. 일단 학회활동 열심히하고 학교수업 열심히 듣는 게 전부다. 학회에서 하는 활동이 다양해서 코딩공부, 논문, 인턴 등등 다양한 방면에서 준비가 체계적으로 될 것 같다. 내년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할 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스스로를 탐.. 2021. 12. 31. 코로나 백신에 대한 이모저모 나는 쫄보라서 개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백신을 맞아도 될 지 넘 무서웠다. 뉴스를 봐도 뭔가 딱 내가 원하는 정보보다는 두리뭉실한 느낌이랄까? 아니 이러저러한 걸 알려줘야지!하면서 답답해 하다가 직접 알아보게 된 것. 그치만 내가 알아보고서도 이러저러한걸 알아봐야지!하면서 더 답답해한 건 안비밀 탐구주제! (두둥탁) 1. 누가 백신 부작용을 겪을까?---------------------------------(요약통계량) 2. 어떤 나라가 백신을 많이 접종할까?--------------------(회귀분석,분산분석) 3. 백신은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가설검정-t.test) 보면 알겠지만 이번 학기동안 전공에서 배운 내용들 다 넣어서 정리하려고 아주 꾸역꾸역.. 2021. 12. 6. 가정폭력 가정폭력에 대해 요즘 많이 생각한다. 누군가를 때리고 굶기고 하는 것들만이 가정폭력이 아닌 것 같다. 내가 자주 보는 가정폭력은 그렇게 자극적이지 않은,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상대를 괴롭히는 '말'들이다. 요즘은 이런이런 일로 힘들다는 말에 네가 이겨내라고 말하는 것, 그렇게 말하면 내가 더 힘들어진다라는 말에 무서워서 농담도 못하겠다는 대답, 부모가 해주는 게 마음에 안들면 네가 돈을 벌어서 해라는 협박, 고충을 토로하면 주제와 상관없이 나때는 더 힘들었고 네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 비해 너는 유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비교. 이 모든 것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은 널 사랑하니까 이해해야하는 것들이다. 사랑이 이 모든 폭력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 자식들은 사과마저도 자신이 해야한다. 오로지 자식들의 사과.. 2021. 7. 5. 이쁜 나이 2x살 여자 나이 2x에 학교 다니면.. 많이 힘드시죠? 정말 힘드실것 같아요. 학교를 다니면서 딱히 힘들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학교가 힘든게 아니라 길을 잃은 것이 힘들었다. 여자 나이 2x라서 힘든게 아니라 그동안 했던 노력들이 아무것도 아니게 될까봐 걱정이 되었을 뿐. 그동안 딱히 내 나이에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그 순간 세상 사람들은 날 2x살에 취직하지 못한 뒤쳐진 불쌍한 사람으로 보는구나 깨달았다. 사회적 묵계로서 어느 나이가 되면 무엇을 이루어야하고 근데 더 빨리하면 대단하고.. 그런 경주를 부추기는 느낌. 내가 너무 과민하게 구는 걸까. 한국인들은 왜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꾸 경주를 하는걸까. 내가 나이에 있어 죄책감과 무기력감을 느낀다면 그건 오직 부모님에 대한 죄송함일 뿐, 다른사람들과 비교했을.. 2021. 4. 15. 표현이 서툴다 표현이 서툴다는 말 나는 싫다 내용으로 깔 게 없어서 하는 말 같다 빡치게 만들어 놓고는 왜그렇게 표현이 서투냐고 책망한다 화를 내게 만든 원인은 싹 무시하고 순식간에 내게만 잘못이 있는 양 말하는거같다 2021. 3. 27. 부르주아와 프롤레탈리아 매일 보는 익숙한 백기가 달리 보인다. 열람실 사람들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었다. 여기서 가장 성실한 사람도, 가장 불성실한 사람도 쉽게 인생의 승자, 패자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다만 매일 열람실에서 공부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밖에 없는 처지기이게 성실이 가장 큰 미덕이 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알게모르게 내 세계관이 백기건물로 좁혀져있었구나. 범접할 수 없는 부의 크기가 부럽지는 않다. 다만 매일 아침 졸린 눈을 부여잡으며 힘겹게 하루를 시작하는 나와 달리 잠은 충분히 잘 수 있는 점은 부러웠다. 부르주아와 프롤레탈리아. 월급을 받는 자와 가만히 있으면 돈이 알아서 불어나는 자. 가장 큰 차이는 한쪽세계에서는 노력이라든지 공정이라든지 이런 가치가 세상의 전부라면 한쪽 세계는 그저 부의 창출,.. 2020. 10. 2. 유미의 세포들 특별전 후기 1.응큼세포 나는 응큼세포가 좋다. 일단 눈부터 다른 세포들과 다르다. 너무 귀엽고 웃기다. 본심세포와 조금 다른 느낌의 솔직함이다. 다른 세포들이 아무리 욕해도 꿋꿋하게 하의탈의 하고 다니는 것도 너무 귀엽다. 처음에는 쓸모없어서 장으로 갈 뻔했는데 지금은 독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세포가 되었다. 솔직히 어디가서 응큼세포 좋아한다고 말하기 조금 부끄러웠는데 1등하는 거 보고 좀 놀랐다. 2.떡볶이 경복궁에 갈 때마다 통인시장 기름 떡볶이가 생각난다. 너무 맛있어서 혀를 씹었었는데 그 소리가 “아삭“했다. 이 얘기를 할 때마다 가족들도 친구들도 제발 얘기하지마라고 너무 징그럽다고 한다. 내 딴에는 인생 떡볶인데 그 즐거움을 함께 나누지 못해 아쉽. 굿즈 중에 바비 떡볶이 있었는데 넘 비싸서 못 샀다.. 2020. 8. 16.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