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명하고 명작이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제껏 보지 않았던 이유는 제목이 별로여서! 이름이 원헌드레드가 머람. 너무 성의가 없단 말이지. 호기심을 자극하지 않는다. 그치만 영화는 성의없이 만든 게 절대 아니었다.
핵전쟁 후 지구에서 살 수 없게 된 인류는 우주정거장에 정착하다가 산소를 비롯한 자원부족에 시달려 실험적으로 100명의 청소년들을 보낸다(어린 애들을 실험으로 쓴다는 발상부터 벌써 미친거같다). 애들이 트롤짓도 많이 해서 고구마를 몇번 먹었지만 적절히 사이다도 보여줘서 재밌었다.
워낙에 극단적인 상황에 처하다보니까 인간군상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내가 저 상황이라면 이라는 생각으로 보면 인물을 파악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는 벨라미, 핀, 클라크가 변하는 모습을 보는 게 재밌었는데 '좋은 사람'은 어쩌면 없을지도 모른다는 대사가 이 셋의 변화를 잘 나타내지 않나 싶다.
정글이다 정글. 연애도, 생존을 위한 정치도.
나는 도시락통을 하나 사도 이걸 살까 저걸 살까 10분은 넘게 고민하는데 여기 인물들은 어쩜 자기 결정에 확신이 가득찬지. 긴박하게 실행해야하니까 그렇다쳐도 모든 이의 목숨이 달린 결정을 아주 빠르고 결단있게 내린다. 내가 무언가를 주체적으로 결정을 내려 본 경험이 부족한가 하는 반성도 들었다. 부모세대들이 지구에 오면 전개의 중심이 어른들 쪽으로 넘어갈거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어린 나이에 조직을 이끌어가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 작품은 왜 재밌을까 생각을 해봤는데 1.생존을 앞둔 치열함 2.고구마와 사이다의 적절한 조화 3.입체적인 인물들과 설득력있는 변화 4.정치에 대한 여러 생각들이 참신하게 잘 섞인 것 같다. 재밌는 영화, 드라마는 왜 재밌는지 제대로 파악하기가 힘든 것 같다.